AI 데이터센터에서 광통신이 중요한 이유, 구리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AI 데이터센터 이야기를 계속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한 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GPU가 빨라지고 네트워크도 400Gbps, 800Gbps까지 올라가는데 이 많은 데이터를 실제로 무엇으로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서버와 스위치를 케이블로 연결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네트워크 속도가 높아질수록 케이블 하나의 역할도 훨씬 복잡해집니다.

짧은 거리에서는 여전히 Copper Cable(구리 케이블)이 매우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거리가 조금만 길어져도 신호 손실과 전력, 발열 문제가 커집니다.

그래서 AI 데이터센터에서는 Optical Communication(광통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구리선이 나쁘고 광섬유가 좋다는 단순한 비교가 아닙니다.

어느 거리에서 어떤 속도로 데이터를 보내느냐에 따라 가장 적합한 연결 방식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1. AI 데이터센터에서 케이블이 중요해진 이유

예전에는 서버 네트워크를 설명할 때 케이블 자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하지만 AI 서버는 상황이 다릅니다.

GPU가 수백 개, 수천 개로 늘어나면서 서버와 스위치 사이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이동합니다.

28번에서 살펴본 것처럼 네트워크 속도도 400Gbps에서 800Gbps급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현재 Ethernet 생태계는 1.6Tbps까지 확대되는 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Ethernet Alliance는 2026년 고속 Ethernet 로드맵에서 100G~800G 연결과 1.6Tb/s급 Ethernet을 AI 시대의 주요 확장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속도가 올라가면 단순히 스위치와 네트워크 카드만 바꾸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속도를 실제로 전달할 케이블과 광모듈도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2. 구리선은 아직도 상당히 좋은 선택이다

광통신이 중요해진다고 해서 구리선이 쓸모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짧은 거리에서는 구리선이 상당히 좋은 선택입니다.

Direct Attach Copper(DAC, 직접 연결 구리 케이블)는 구조가 단순하고 지연시간이 낮으며 전력소비도 적습니다.

NVIDIA도 고속 데이터센터 연결에서 DAC를 가장 저비용·저전력·저지연 방식 가운데 하나로 설명하고 있으며, 랙 내부처럼 짧은 거리 연결에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즉 서버 바로 위에 있는 스위치와 연결하거나 같은 랙 안의 장비를 연결한다면 굳이 비싼 광모듈을 사용할 이유가 없을 수 있습니다.

3. 문제는 거리가 길어질 때 시작된다

구리선은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호가 약해집니다.

속도가 낮을 때는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하지만 데이터 전송속도가 올라갈수록 문제가 커집니다.

고속 신호는 케이블을 지나면서 손실과 왜곡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케이블을 더 두껍게 만들거나 신호를 보정하는 회로가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NVIDIA의 현재 고속 연결 제품을 보면 800G급 Passive Copper(수동 구리 케이블)는 주로 0.5~2m 정도의 매우 짧은 거리에서 사용되고, 저전력 능동 구리 케이블은 몇 m 정도까지 늘리는 방식이 사용됩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구리선의 실용적인 거리가 짧아지는 이유입니다.

4. 랙 안에서는 구리, 랙 사이에서는 광통신이 늘어나는 이유

AI 데이터센터 구조를 보면 이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같은 랙 안에서 서버와 Top-of-Rack Switch(랙 상단 스위치)를 연결할 때는 거리가 짧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DAC 같은 구리 케이블이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다른 랙으로 넘어가거나 다른 스위치 계층까지 연결하려면 거리가 길어집니다.

수십 m, 수백 m 이상을 연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구리선보다 광섬유가 훨씬 유리합니다.

현재 NVIDIA의 고속 네트워크 연결 제품군도 짧은 구리 연결부터 수십 m의 멀티모드 광, 수백 m에서 km급 단일모드 광 연결까지 용도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5. 광통신은 데이터를 빛으로 보낸다

광통신은 전기 신호 대신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달합니다.

서버나 스위치에서 나온 전기 신호를 Optical Transceiver(광트랜시버)가 빛으로 바꿉니다.

이 빛이 광섬유를 따라 이동한 뒤 반대편에서 다시 전기 신호로 바뀝니다.

전기 신호를 그대로 구리선으로 보내는 것보다 긴 거리에서 신호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전자기 간섭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광통신 사용 비중이 높아집니다.

6. 800Gbps에서는 케이블 하나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800Gbps라는 속도는 단순히 하나의 신호가 초당 800Gb를 전달하는 구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여러 개의 고속 Lane(레인)을 묶어 전체 대역폭을 만듭니다.

현재 800G 연결에서는 100Gb/s급 또는 더 높은 전기 신호 레인을 여러 개 사용해 전체 대역폭을 구성합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각각의 레인에서도 신호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케이블, 커넥터, PCB 배선, 광모듈까지 모두 고속 신호에 맞춰 설계해야 합니다.

단순히 네트워크 칩만 빠르게 만든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7. 1.6Tbps에서는 광통신 중요성이 더 커진다

800Gbps도 빠르게 느껴지지만 현재 업계는 이미 1.6Tbps급 Ethernet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2026년 Ethernet Alliance의 ECOC 시연에서는 400G, 800G와 함께 1.6T Ethernet 장비와 광연결이 실제 상호운용 환경에서 시연됐습니다.

속도가 두 배로 늘어나면 전기 신호 설계는 더 어려워집니다.

신호손실과 발열, 소비전력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네트워크 속도가 높아질수록 광통신 기술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8. 광통신도 전력을 사용한다

광통신이라고 해서 전력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속 Optical Transceiver(광트랜시버)는 상당한 전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하고 다시 전기 신호로 바꾸는 과정에 DSP(Digital Signal Processor, 디지털 신호처리기) 같은 회로가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에서는 광모듈의 전력소비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thernet Alliance 역시 고속 네트워크에서 광모듈과 스위치가 사용하는 전력과 발생하는 열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광통신이 구리선보다 무조건 전력을 적게 사용한다고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거리와 속도, 사용하는 광모듈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9. LPO가 관심을 받는 이유

광통신 전력 문제를 줄이기 위해 등장한 기술 가운데 하나가 LPO(Linear Pluggable Optics, 선형 플러거블 광모듈)입니다.

기존 광모듈에서는 DSP가 신호를 보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LPO는 이 DSP를 줄이거나 제거해 전력소비와 지연시간을 낮추려는 방식입니다.

대신 신호 품질을 스위치나 호스트 쪽에서 더 잘 관리해야 합니다.

Ethernet Alliance는 LPO가 기존 DSP 기반 광모듈보다 전력과 지연시간을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LPO가 주목받는 이유도 결국 전력 때문입니다.

네트워크 속도는 계속 높여야 하지만 광모듈 전력까지 계속 증가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10. CPO라는 기술도 등장한다

또 다른 방향은 CPO(Co-Packaged Optics, 공동 패키징 광학)입니다.

기존 방식에서는 스위치 ASIC과 광모듈이 어느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면 고속 전기 신호가 PCB 위를 지나 광모듈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이 짧은 전기 구간에서도 손실과 전력이 커집니다.

CPO는 광학 부품을 스위치 칩 가까이에 배치해 전기 신호가 이동하는 거리를 줄이려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빛으로 바꾸는 지점을 네트워크 칩에 더 가까이 가져오는 것입니다.

AI 네트워크 속도가 계속 올라가면서 이런 구조가 관심을 받는 이유도 같습니다.

11. 왜 데이터 이동에 이렇게 많은 전력을 쓰게 될까

AI 데이터센터에서는 계산 자체도 많은 전력을 사용하지만 데이터를 이동하는 데도 상당한 전력이 들어갑니다.

GPU에서 GPU로, 서버에서 스위치로, 스위치에서 다른 서버로 계속 데이터가 움직입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신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회로도 복잡해집니다.

AI 클러스터가 커지면 이런 네트워크 링크가 수천 개 이상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링크 하나의 전력 차이는 작아 보여도 전체 데이터센터에서는 큰 차이가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네트워크 경쟁에서는 단순히 몇 Tbps인지뿐 아니라 Bit당 얼마나 적은 전력으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지도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12. 광통신이 중요한 이유는 거리만이 아니다

광통신을 단순히 “멀리 보내기 위한 기술”로만 보면 부족합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케이블 밀도도 중요합니다.

GPU 서버가 늘어나면 수많은 케이블이 랙 사이를 연결합니다.

구리 케이블은 속도가 올라갈수록 두꺼워질 수 있고 무게도 증가합니다.

반면 광섬유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많은 고속 연결을 구성하기에 유리합니다.

대규모 AI 클러스터에서는 케이블 공간과 유지보수까지 실제 설계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질수록 광통신의 장점도 커질 수 있습니다.

13. 그렇다면 모든 연결을 광으로 바꾸면 될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같은 랙 안처럼 거리가 매우 짧다면 여전히 DAC가 비용과 전력, 지연시간 측면에서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광모듈을 사용하면 모듈 비용과 전력소비가 추가됩니다.

따라서 몇 m 안쪽의 짧은 연결까지 무조건 광으로 바꾸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아닙니다.

실제 데이터센터에서는 거리별로 다른 기술을 섞어서 사용합니다.

아주 짧은 구간은 수동 구리 케이블을 사용하고, 조금 더 긴 구간은 Active Copper Cable(능동 구리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긴 구간은 광섬유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결국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 거리와 속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14. 광섬유도 한 종류가 아니다

광통신에 사용하는 Fiber(광섬유)도 크게 Multimode Fiber(다중모드 광섬유)와 Single-Mode Fiber(단일모드 광섬유)로 나눌 수 있습니다.

멀티모드는 비교적 짧은 데이터센터 내부 연결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싱글모드는 더 긴 거리에서 높은 속도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데 유리합니다.

현재 800G급 연결에서도 짧은 거리의 광연결부터 수백 m 이상 연결까지 다양한 광트랜시버가 존재합니다.

NVIDIA의 현재 800G 제품군도 광연결 거리와 방식에 따라 여러 구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광통신이라고 해서 전부 같은 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15. 광통신이 AI 반도체와 가까워지는 이유

지금까지는 네트워크와 반도체를 별개의 영역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둘의 경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GPU끼리 주고받는 데이터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네트워크가 실제 연산 성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GPU를 얼마나 빠르게 만드는지만큼 GPU에서 나온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빛으로 바꿔 다른 장비에 전달할 것인지도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Silicon Photonics(실리콘 포토닉스), LPO, CPO 같은 기술이 AI 반도체 이야기와 함께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반도체와 광통신을 완전히 별개의 산업으로 보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16. AI 데이터센터를 볼 때 광통신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AI 데이터센터 관련 뉴스를 보면 GPU 숫자와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이 언급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천 개의 GPU를 하나로 묶으려면 엄청난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스위치와 NIC만은 아닙니다.

광트랜시버, 광섬유, 커넥터, 광소자, 레이저 같은 부품도 필요합니다.

AI 클러스터가 커질수록 이 주변 산업의 중요성도 함께 커집니다.

그래서 AI 인프라 시장을 이해할 때 GPU와 HBM만 보는 것보다 네트워크와 광통신까지 같이 보는 것이 전체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7. 구리와 광통신을 정리해보면

Copper Cable(구리 케이블)은 여전히 AI 데이터센터에서 중요한 연결 방식입니다.

짧은 거리에서는 가격이 저렴하고 전력소비와 지연시간도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속도가 400Gbps, 800Gbps, 1.6Tbps로 올라가고 연결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호 손실과 발열, 케이블 굵기 같은 문제가 커집니다.

그래서 일정 거리 이상에서는 Optical Communication(광통신)이 훨씬 유리해집니다.

제가 보기에는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에서 구리선이 사라진다고 보는 것보다는 역할이 더 분명하게 나뉜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서버와 스위치가 매우 가까운 곳에서는 구리선이 계속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랙과 랙 사이, 스위치와 스위치 사이처럼 거리가 길어질수록 광통신이 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단순히 GPU를 몇 개 설치했느냐가 아닙니다.

수많은 GPU가 만든 데이터를 얼마나 적은 전력으로, 얼마나 멀리, 얼마나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느냐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광통신은 AI 데이터센터의 주변 기술이 아니라 AI 시스템을 실제 규모로 확장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들어오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